굉장히 오랜만에 쓰는 포스팅이다. 사실 블로깅을 하는 건 아이가 치료 센터에 있는 시간에 적는 거라 아이가 치료 센터를 가지 않거나 하면 글을 쓰기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아들의 “연말 방학” 은 12월 13일에 시작을 했다. 그때부터 아들과 나는 “한몸일체” “아들이 나인지 내가 아들인지 모를 생활”을 시작했다.
대망의 새해를 맞이하고 1월 7일이 되어서야 새 학기를 시작했다. (필리핀은 학교에 따라 7~9월부터 새 학기를 시작하고 4학기를 진행한다. 한, 두 달쯤? 학교 좀 간다 싶으면 급 10일? 정도 미드 텀 방학이 있는 거다.)
아이가 오랜 시간 학교를 쉬었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섀도 티처도 학교에 적응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다고 한다. 적응을 위해서 낮에 낮잠을 안재우고 9시쯤 되면 재우기에 돌입한다.
“김치야. 내일은 학교 가야 해.” 같이 침대에 같이 뺨을 맞대고 누운 아들에게 내일 있을 일에 대해서 먼저 언질을 준다.
"I don't want school" 아들은 이게 세상 무슨 날벼락 같은 이야기 인가 싶은 얼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I don't want로 시작하는 문장은 대답을 한다. 몰에 있는 키주나 갈래? 아 돈원 키주나~!! 뭐 이런 식이다.
"그래도 가야 해.“ 그 가기 싫은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한껏 표정에 담아 줬다.
”오우이?“울 아들이 싫다고 말하는 새로운 표현이다.
새벽 5시 20 분 아이를 깨웠다. 아이는 무사히 눈을 떴지만 학교를 가는 준비를 시작하자 "I don't want!!" 을 연발하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내가 입은 검은색 티셔츠는 금세 허연 콧물과 침으로 범벅이 됐다.
차에 탈 때도 자기는 흰색 스타렉스가 타고 싶은데 검은색 SUV를 탄다고 또 울었다. 스타렉스는 내가 운전하고 다니면 왠지 운전기사 같아서 사실 타기 싫다. ㅋ
우리는 학교에 도착했고 학교 앞에서 하던 색깔을 말하는 루틴을 시작했다. 방학 동안 아이는 유튜브를 보면서 새로운 언어를 배웠다. 난 듣도 보도 못한 언어지만 아들은 내가 자기를 정확하게 따라 하길 원한다. 그 루틴을 두세 번 하고 나서 학교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운동장에서 한 5~10분 정도를 또 나와 함께 놀았다. 그동안 아들의 섀도 티처가 나와서 아이 짐을 받고 방학 동안 별일 없었는지, 주의 점은 뭐가 있을지 서로 짧게 전달을 하고 아이를 데리고 교실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두구 두구 두구... 아이가 잘 떨어질 것인지 떨리는 가운데 아이에게 이야기한다.
“이제 교실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야.”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
잠깐의 공백이 흘렀다.
“Daddy will drive the car."
이 말인즉슨 ”아빠는 차나 타고 꺼지지 삼!!“ 이란 뜻으로 나의 퇴청 요청을 윤허한다는 소리다. 그리고 쿨하게 뒤돌아서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
”See you later. Daddy"
섀도 티처가 다급하게 아들에게 말을 시키지만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들어갔다.
굉장히 부드러운 인계였고 아이는 첫날을 아주 잘 보냈다고 한다. (섀도 티처가 보내준 비디오에는 요가 클래스 시간에 영상을 따라 하는 귀여운 모습이 담겨 있다. 아이는 몸을 움직이는 걸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라 그런 동작이나 율동을 따라 하는 일이 굉장히 드물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ㅎㅎ
학교 첫날은 무사히 잘 치렀는데 이젠 내일 있을 방과 후에 치료센터 두 시간이 걸린다.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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